작가의 이름을 클릭하면 작품을 볼 수 있습니다.

이준학

이준학은 기계와 인간이 공존하는 세상을 회화를 통해 은유하고 이를 통해 인간성의 회복과 희망의 빛을 이야기한다. 인공적인 것 보다는 자연적인 것, 기계보다는 사람과 같이 기계가 없는 세상에서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모습을 찾는다. 이 발견을 통해 작가는 인간의 본질에 더욱 가까운 이미지들을 찾고 현대인의 중독과 불안과 같은 사회 현상에 비유한다. 이후 이콘화의 장식적 요소들과 평면적 구도를 차용해 회화로 옮겨내거나, 인간이 기계를 이용한 흔적을 채취하여 그림에 담는다.

그림이 그려지는 행위는 아이처럼, 날것의 드로잉 자체를 관객에게 선보인다. 회화의 완성, 눈 앞의 이미지의 무게를 이야기하기 전, 가장 처음의 생각과 움직임이 들어간 드로잉의 노출은 지식과 기술의 축적의 반(反)을 의미한다. 본질에 가까워지려는 연구, 본질(첫 이미지)를 드러내는 드로잉을 통해 가벼워 보이나 인간에게 없으면 안되는 것들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이지윤

이지윤은 이번 전시에서 증상의 이미지가 생산되는 환경을 통해 증상의 이미지를 살펴본다. 의료도구를 통해 객관적이고 집단적인 지표로 만들어진 증상의 이미지와 생생한 신체의 감각으로 존재하는 증상 사이의 격차에 대해 다룬다.

또한 증상자의 몸이 만들어낸 지극히 주관적인 영역에서 발생하는 증상의 이미지와 증상에 대한 언어적 묘사가 증상과 맺고 있는 관계에 대해서도 탐색한다. 감각의 원인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몸 속을 이미지화하는 자기공명영상(MRI)의 아티팩트 이미지들이 등장하며 원인불명의 신경치료에 이용되는 파라핀 치료의 이미지가 활용된다.

정초희

정초희는 현시대에 결부되어 자아와 떨어트릴 수 없다 판단된 이미지에 대한 탐구를 바탕으로 이해 관계를 초월한 심미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일종의 개인적 반동 기질은 늘 부차적이고 열등하며 어딘가에 종속되어 하위의 가치라 여겨지는 장식적이고 감각적인 지점을 오히려 앞세우고자 하는 충동을 자아낸다.

결국 현시대의 개개인들 역시 충동 사이에서 이리저리 떠밀리는 자아를 끌어안은 채 불안에 떠는 개인을 은폐하고자 자기 자신을 기만하며 도피하는 지점들이 있다 여기고, 작가의 작업 배경 역시 이러한 기만적 습성 중 하나인 심미성에 대한 빠져듦이다.

정초희의 이미지는 늘 장식적이고 과잉된 감각적 요소가 필연적으로 포함되어 왔다. 작가는 아름다움에 대한 추적은 충동 사이의 나라는 개인은 이미지 범람의 현시대와 결부되어, 불안정한 자아를 뒤덮어 가리려는 기만적 상태라고 말한다. 그리고 바로 이 과정 안에서 기억의 미로를 헤매고 추적해 작업이라는 제 3의 시간으로 담아낸다.

최인영

최인영은 길거리에서 발견한 사물과 주변 환경, 가령 작업실 겸 자취방으로 사용하는 공간에서 발견하는 작업 재료와 생존의 재료를 뒤섞어 조각, 영상 설치의 방법론으로 공간에 펼친다. 작가는 자신의 작업 기반으로 삼는 생과 죽음, 그리고 여성이라는 세 키워드에 집중한 여성 시인들에 영향을 받았다.

쓰레기를 동력삼아 작동하는 세계에서 조립식의 조각 설치 방식을 채택하여, 무력하고 무해하며 홀로 설 수 없는 물질을 전시장에 쓰러트리거나 켜켜이 쌓는 식으로 작업을 보여준다. 이는 언제나처럼 여성 서사와 직결 되는데, 남성적 조각의 시멘트, 레진, 우레탄폼적인 굳건함을 덜고, 한없이 가볍고 날아갈 듯 쓰러질 듯 불안정한 조각을 다시 세운다.

또한, 작품의 재료로 자주 등장하곤 하는 전지된 나뭇가지와 벗겨지는 나무껍질을 여성의 고통들—거식증, 우울 증, 공황장애, 강박증, 화병, 치매, 생리전증후군—으로 비유하고, 때로는 민간요법, 달리기, 요가, 명상, 그리고 해 부학적 구조를 래퍼런스 삼아 영상 설치의 방법론을 채택하기도 한다. 그리하여 사회적으로 만들어진 여자의 몸을 가꾸고 달래기 위해 쓰이는 긍정적인 행위를 살짝 비틀어 그 속에 스민 욕망을 짜내는 시도를 한다.